브라더 책상/에세이
-
종교생활을 하면 좋은 점(세례를 받고)브라더 책상/에세이 2020. 6. 8. 11:15
작년 12월에 교리 공부를 시작해서 드디어 5월 31일 세례를 받았습니다. 코로나 19로 3개월 정도 중단됐다가 다시 하고 힘들게 마쳤네요. 마지막 교리 시간에 주임 신부님께서 종합 교리를 강의하셨는데요. 그때 한 분 한 분께 물으셨습니다. "왜 성당에 나오게 됐고, 세례를 받는 느낌이 어떤지"하고요. 각자 나름의 이유가 다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이유는 '마음이 이끌려 오게 됐다'는 것이었는데요. 저도 마찬가집입니다. 40대가 되고 하는 일이나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서 마음이 많이 약해지고, 불안하고 그러더라고요. 어딘가에 의지하고 싶지만 딱히 그럴 수 있는 버팀목을 찾기도 쉽지 않았고요. 그러다 종교생활을 하기로 마음먹고, 결혼 전 성당에 다니다가 냉담 중인 아내에게 이야기하여 다시 나가게 되었습니다...
-
가방에 갇혀 사망한 우리 모두의 어린 양을 보고브라더 책상/에세이 2020. 6. 4. 15:06
결국 어린아이가 사망했습니다. 대한민국 모든 부모들이 간절하게 깨어나길 바랐지만 결국 그러지 못했습니다. 오전에 이 뉴스를 보고 아침이 넘어 가질 않더군요. 너무 슬펐습니다. 정말 너무 많이요. 무엇보다 그 아이가 6시간이라는 긴 시간동안 좁고 좁은 가방에 갇혀 느꼈을 공포, 그 헤아릴 수 없는 무서움과 두려움에 숨이 턱 막혀왔습니다. 어떻게 인간이 얼마나 잔인해야 저렇게 할 수 있을까요? 계모와 같은 사람을 보편적인 인간이 과연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일까요? 그 사람이 지은 죄를 우리는 어떻게 용서를 해야 할까요? 용서라는 말을 아니 그것을 과연 계모에게 우리는 줄 수 있을까요? 계모의 극악무도한 저런 행동은 어떻게 출발이 되었을까요? 무엇이 계모를 저런 잔인한 사람으로 만들었을까요? 많은 이유가 있겠지..
-
타인을 통해 나를 들여다보는 거울브라더 책상/에세이 2020. 2. 18. 22:09
여러분은 거울 자주보세요? 아침에 일어나 출군준비를 하면서, 식사 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기 전, 우리는 다양한 상황에서 거울을 봅니다. 자신을 비쳐주는 거울을 보면서 얼굴을 더 멋있고 예쁘게 만들죠. 인류최초의 거울은 호수나 연못과 같이 물의 표면이었다고 합니다. 이어 기원전 3000년경 이집트인들은 구리를 갈아서 사용했다고 합니다. 지금 우리가 쓰는 거울과 같은 형태는 19세기 이탈리아에서 만들어졌고, 대량생산화 되면서 우리 생활 필수품으로 잡리잡았습니다. 오늘 제가 말씀드릴 거울은 조금 특별합니다. 살수도 없고 구하기도 힘든 거울이죠. 그리고 무엇보다 언제 이 거울을 볼 수 있을지 알 수 없습니다. 궁금하시죠? 여러분은 혹시 자신과 정말 비슷한 사람을 가까이서 알고 지낸적 있나요? 특히 자신의 단..
-
실패하고 용기를 잃어버린 아빠에게브라더 책상/에세이 2020. 2. 15. 23:21
“힘들죠? 죽을 거 같죠? 뭘 해야 할지 막막하죠?” 저도 그랬습니다. 두 아이의 아빠로서, 사랑하는 여자의 한 남편으로서, 제가 가지고 있던 모든 걸 잃어버리고 나니 막막했습니다. “이번만 버티면 잘 될거야. 그러니 한 번만 더 도와줘.” 이렇게 아내에게 또 대출을 권유했습니다. 보란듯이 성공하고 싶은 마음에 미친사람 처럼 열심히 했습니다. 돈을 벌고 싶었고 ,인정받고 싶었고, 성공한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이 모든 바람은 물거품이 되었습니다. 똑같은 이유로 다시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아내가 받은 충격은 컸고 두 아이를 볼 때마다 너무 가슴이 아팠습니다. ‘왜 나는 사업만 하면 안돼지?, 진짜 열심히 했는데... 운이 없나?’ 이렇게 집에서 하루하루 보냈습니다. 담배조차 사서 필 돈도 없..
-
결식아동을 위한 작은 기부브라더 책상/에세이 2020. 2. 6. 14:14
“당시 준은 개인적으로 가진 돈이 딱 20센트가 있었다. 집에갈 교통비였다. 그런데 구세군 밴드 앞을 지날 때 어떤 마음이 일었다. 그래서 10센트 동전 두 개를 구세군 냄비에 넣었다.” 맥도날의 창업자 레이크록이 그의 첫 번째 직원인 준 마르티노에 대해 이야기 한 일화입니다. 그녀는 맥도날드 코퍼레이션의 비서실장이자 회계책임자로, 미국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른 여성임원입니다. 여러분은 준 처럼 가진 돈 모두를 냄비에 넣을 수 있나요? 준 처럼 집에 갈 차비를 다 털어서 집 까지 걸어가야하는 각오를 할 수 있나요? 어떤 용기와 마음이 있어야만 저런 행동이 가능할까요? 우연히 레이크록의 자서전에서 이 이야기를 읽고 잊고 지냈던 굿 네이버스를 떠 올렸습니다. 가끔 TV를 시청할 때 굿 네이버스 광고를 접한..
-
감기, 지나간다브라더 책상/에세이 2019. 10. 11. 22:16
‘감기가 언젠가 낫듯이, 열이 나면 언젠가 식듯이, 감기처럼 춥고 열이나는 내가 언젠가 날거라 믿는다’ 김범수의 지나간다 노래가사 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자주 듣는노래죠. 이별의 아픔을 이야기하는 노래이지만 우리 인생을 말하는 것 같아서 좋아합니다. 공감도 가고요.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목감기가 심하게 걸려 오한까지 오니 또 틀고 말았네요. 지독한 감기에 걸리셨나요 지금? 이별의 아픔을 겪고 있는 분 일 수도 있겠고요. 큰 실패로 인해 엄청난 고통을 받고 계신 분일 수도 있고요. 하여간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시는 분들. 이렇게 한 번 생각해보세요. 지독한 감기에 걸렸다. 약 먹어도 안 낫고 그냥 쉬면서 안정을 취해야 낫는 감기. 특효처방은 다름아닌 휴식과 마음의 안정입니다. 현실을 받아들이고 절망과 고..
-
화장을 떡칠하고브라더 책상/에세이 2019. 10. 7. 12:25
photo by Megadeth's Girl 너무 불쌍한 나 많이 불안해요? 두려움, 걱정, 긴장 이런 감정들이 요동치죠. 이렇게 휘둘릴 때 삶은 점점 힘들어집니다. 항상 불안해요. 걱정도 많아지고요. 그러다 거울에 비친 얼굴을 보면 참 불쌍해 보이죠 스스로. 더 불쌍한 건 뭔지 아세요? 내 감정은 이렇게 썩어들어가는데, 얼굴에는 계속 화장을 하는 거죠. ‘괜찮은 척, 아닌 척, 당당한 척’ 해야 하니까요. 가족에게, 친구에게, 연인에게, 배우자에게. 불쌍하죠. 정말. 더 위험한 것은 이런 내 모습에 주변 사람들이 상처 받는다는 거죠. 별거 아닌 거에 짜증 섞인 내 말, 미간에 드러난 표정, 살짝 건드리면 금방이라도 터질 거 같은 감정 상태. 아무리 화장을 떡칠해도 감출 수가 없죠. 가짜 얼굴이니까요..
-
다시 시작 해 보려고요, 처음부터브라더 책상/에세이 2019. 10. 4. 15:22
photo by Stein Liland 41세. 음...글쎄요. 정말 마흔의 나이가 올 거 라고는 기대 안했어요. 마냥 청춘일지 알았죠 뭐. 우선 제 이야기를 간단히 하자면, 전문대를 졸업하고 4년제로 편입했어요. 아...정말 빡세게 했어 준비했어요. 돈이 없었기 때문에 떨어지면 안됀다는 생각에 단기간에 준비해서 한번에 합격했죠. 서울 모 대학 신방과 학생이 된거에요. 잘은 모르겠는데 그냥 기자가 하고 싶었어요. 공부 열심히 했고 학교생활도 성실히 했어요. 인터넷 언론사에서 인턴하고 인터넷방송에서 일하다가 신문사에 들어갔습니다. 국회정치부기자로 생활하던 중 주중에 한번씩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했어요. 그러면서 방송에 눈을 떳죠. 방송기자가 하고 싶었고 그래서 회사를 그만두고 또 공부. 아...언론고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