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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 노가다라도 해야 하나?
    브라더의 멘토링/멘탈 2020. 6. 9. 22:37

    혹시 지금 노가다라도 해야 하나? 이런 생각하시나요? 그렇다면 굉장히 힘드시겠네요. 개인적인 상황이요. 그런데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으시죠? 두렵고, 뭘 어떻게 준비해서 가야 하는지 모르시고요. 특히 인력사무실에 몇 시에 나가서 어떻게 일을 가야하는지 등등 말이죠. 일이 힘들거나 위험하지는 않을까 그런 걱정도 하실 테고요. 이렇게 답을 드릴게요. 그냥 하세요. 하실 수 있어요. 두려워 할 필요도 없고요.

    철거현장입니다. 깨고 부수고 쓰레기 상차하는 일을 합니다. 

    하던 사업이 잘 안돼서 많이 힘들었어요. 그 사이 둘째도 태어나고, 그냥 뭐랄까. 막막하고 그러면서 스스로가 굉장히 나약해진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러면서 갑자기 든 생각이 노가다라도 해야 하나? 이거였습니다. 노가다하면 무슨 느낌이 떠오르세요? 힘든 일, 정말 할 거 없을 때 하는 일, 망한 사람들이 하는 일, 사업실패나 실직으로 어쩔 수 없는 선택에서 하는 일 등등. 노가다라는 일을 폄하하거나 혹은 그런 일을 하시는 분들을 비하하려는 의도는 아닙니다. 그냥 일반적인 사람들이 떠 올렸을 때 느낌을 적은 것이고요.

    평생 살면서 노가다를 하리라고는 생각해 본적이 없습니다. 누구나 다 마찬가지겠지요. 어릴 때 부모님께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직장에 들어가고 펜을 잡고 편하게 돈 벌어라라는 그런 이야기들을 우리는 많이 듣고 자랐습니다. 저도 그렇고요.

    시간 날 때 마다 틈틈이 노가다를 했어요. 1년 넘게 꾸준하게 인력사무실을 나가서 일을 했습니다. 막상 부딪혀보니 할 만 하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새벽에 일어나서 몸 쓰며 일하고, 노가다 일당 받고 집에 와서 샤워할 때 너무 개운했습니다. 그 느낌이 좋아서 꾹 참고 해봤어요. 다른 건 없고 그냥 스스로를 제일 낮은 곳에 한 번 놓아보고 싶었어요. 그걸 견디는지 아닌지. 근데 버티더라고요.

    군 전역하고 저렇게 깊이 파는 삽질은 처음 해봤습니다. 

    용기를 드리고 싶어요. 이 글을 보는 누군가에게. 괜찮다고. 할 만 하다고. 가족을 생각하면 하 실 수 있다고. 혹시 지금 무얼 해야 하는지, 어떻게 삶을 계획해야 하는지 모르신다면 더더욱 한 번 해보세요. 진정한 노동의 가치를 느끼실 수 있습니다.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도 가질 수 있습니다. 겸손하지 못했던 삶을 반성할 수도 있습니다. 고용자로서 고용인을 대했던 자신의 모습도 돌아볼 수 있습니다. 노동에는 기준이 없습니다. 어떤 일은 하찮고 어떤 일은 아니고 그런 것 말이죠. 내가 정직하게 벌어서 가족과 함께 먹고 쓸 수 있다면 무슨 일인지가 왜 중요하겠습니까. 그냥 일 할 수 있는 자체가 너무 소중하죠.

    누군가의 남편, 누군가의 아빠시라면 꼭 해보세요. 그냥 해보세요. 아무 생각하지 말고요. 머릿속이 복잡해 뾰족한 수가 떠오르지 않을 때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몸을 움직이는 게 더 효과적입니다. 몸이 에너지를 사용하고 다시 채울 때 우리 뇌 또한 더 좋은 능력을 발휘하잖아요. 얼굴은 모르지만 혹시 고민하거나 생각 중이신 분이 계시다면 파이팅 하시고 한 번 꼭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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