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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키프라이데이의 쿠키가 필요하다브라더 책상/브라더 시네마 2020. 2. 9. 17:07
엄마와 딸은 눈만 뜨면 티격태격합니다. 상반된 라이프스타일 때문이죠. 패션, 취미, 심지어 남자를 보는 눈까지 그렇습니다. 딸은 자신의 음악적 재능을 인정해주지 않는 엄마를 원망합니다. 반대로 엄마는 재혼상대자를 냉랭하게 대하는 딸의 태도에 서운하기만하죠. 약혼날짜까지 잡았는데도 말이죠.
그러던 어느 날. 엄마와 딸은 중국식당에서 받은 행운의 쿠키 속에 든 메시지를 읽고 난 다음 서로의 몸이 뒤바뀝니다. 그렇게 엄마는 딸의 인생을, 딸은 엄마의 인생을 살게 됩니다. 그러면서 서로에 관해 미처 몰랐던 점들을 차츰 이해하게 됩니다. 무너지지 않을 것 같았던 둘 사이의 벽은 조금씩 사라져가죠. 2004년에 개봉해 가족간 소통의 의미를 던져주며 인기를 끌었던 영화 <프리키 프라이데이>의 내용입니다. 상상 속에서나 가능한 이야기지만, 이 영화가 한국사회 그리고 개인에게 전해주는 메시지는 그리 가볍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사회적 무질서와 소외, 개인의 불안.....자살
현재 한국사회에서 날로 높아만 가는 자살률은 큰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더구나 가족이 동반자살하는 안타까운 뉴스도 너무 자주 접하고 있습니다. 자살은 E. 뒤르켐이 <분업론>에서 '사회적 무질서와 소외, 개인의 불안으로 정의한 아노미'로 오늘날 사회적 일탈현상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자살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가족간 소통의 모세혈관이 꽉 막혀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여기에 혼자사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우리의 관계 맺기는 점점 더 소홀해지고 있죠. 예를 들어 사회생활 은퇴 후 가족에서 존재감 상실로 말문을 닫는 아버지, 사이버 공간에서만 소통하는 자녀, 자신을 이해해주지 못하는 가족의 무심함에 열 받은 우리의 엄마들까지. 개개인이 가족과 소통에 대한 의미와 경험을 쌓지 못하면 이는 사회구성원간의 소통에도 영향을 미치며, 사회 공동체 의식을 조금씩 갉아먹습니다. 즉, 사회집단의 기초를 이루는 가족이 소통의 부재로 무너지면, 자살증가 현상처럼 심각한 사회문제를 야기 시키죠. 한국사회 여러 부문에서 소통의 부재가 드러나고 있지만 우선 가족간의 소통능력을 회복하는 것이 가장 시급합니다.
가족간의 소통만 원활히 이루어져도 자살은 막을 수 있다고 믿어요. 서로의 끝임 없는 관심과 대화는 살아있다는 존재감을 확인시켜주며, 그 속에서 배우는 배려는 사회 속 관계로 이어지니까요. 그렇게 소통의 기술이 쌓이면 지금 한국사회가 겪고 있는 노․사, 남․북, 진보와 보수, 정부와 국민의 관계에서 나타나는 소통의 부재도 해소되지 않을까요. 인간관계의 소통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배려라고 생각합니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자신을 바라보며 내가 싫은 것은 상대방도 싫다는 것을 깨닫는 것. 이것이 역지사지의 시발점이죠. 갈등관계에 놓인 서로의 인생을 잠시라도 바꿔보는 것은 어떨까요. 역할극 같은 그런거 말이죠. 영화처럼 쿠키 속의 행복의 메시지가 지금 한국사회에 필요한 거 같습니다.#프리키프라이데이 #역지사지 #자살 #동반자살 #E.뒤르켐 #분업론 #쿠키 #소통 #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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