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내 안의 잠든 거인을 깨워보세요
    브라더의 멘토링/해야 할 것 2020. 6. 23. 00:30

    고3 수능 한 달을 남겨두고 가정이 무너졌습니다. 아버지 사업이 IMF로 망한 거죠. 그때 참 많은 우리의 아버지들이 망했습니다. 슬픈 이야기죠. 이건 너무 타격이었습니다. 수능 코 앞에 멘탈이 무너졌어요. 결과는 뻔했죠. 합격했다고 해도 등록금과 입학금도 문제였고요. 그렇게 재수를 합니다. 재수를 준비하면서 뭘하고 싶은지에대해 고민했어요. 인테리어 디나이너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되었어요. 학원가서 자격증을 따야했죠. 그런데 학원비가 없었어요. 

     

     

     

    97년 당시 IMF 외환위기를 다룬 영화 '국가부도의 날'. 허준호는 당시 대한민국 모든 아버지의 모습을 영화속에서 보여줬다. 출처: 네이버영화

     

     

     

    당시 외할머니가 금반지를 팔아서 3달치 학원비를 주셨어요. 그런데 자격증 코스는 6개월이라 나머지 3개월치가 모자랐죠. 학원 원장님을 찾아갔어요. 

     

    “혹시 외상 돼요?”

     

    미친 거죠. 세상에 학원비 외상 되냐고 묻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요? 동네 슈퍼도 아니고요. 원장님과 사모님이 같이 계셨는데 둘 다 황당한 표정이셨죠. 

     

    이유를 말하면 생각해 볼게요. 이야기해봐요.”

     

    순간 놀랬습니다. 그냥 느낌에 솔직하게 설명하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버지 사업이 IMF로 망했습니다. 너무 배우고 싶은데 돈이 모자랍니다. 외할머니가 3개월치는 주셨어요. 우선 배우고 자격증 시험 합격하면 아르바이트해서 갚겠습니다.”

     

    사실대로 설명했습니다. 간절하게. 

     

    그래요.”

     

    원장 사모님이 대답하셨습니다. 그러고나서 원장님이 조건을 겁니다. 

     

    “실내 인테리어자격증 시험이 쉽지 않아요. 열심히 해야 돼요. 필기와 실기 전부 한 번에 합격하세요.”

     

    일말의 고민 없이 대답했습니다. 

     

    .”

     

    최선을 다했습니다.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친구들도안 만났어요.연락도 끊고. 뭔 고시공부도 아닌데 말이죠. 자격증 과정 공부하는 학생들이 총 30명 정도 있었어요. 그중 필기와 실기를 한 번에 통과한 사람은 6명이었습니다. 남자는 제가 유일했고요. 이것이 어떻게 보면 살면서 성취한 첫 번째 성공이었습니다. 

     

    당시 학원 옆에 또또분식이라는 식당이 있었어요. 중학교 동창이 거기서 배달 알바를 했습니다. 학원 선생님들이 배달엄청 시켰죠. 마침 그 친구가 곧 그만둔다고 이야기하는겁니다. 제가 하겠다고 했죠. 자격증에 합격한 저는 더 이상 학원을 갈 필요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쟁반에 돌솥비빔밥배달 가면너무 무거웠어요. 그런데 분식집 대표메뉴가 돌솥비빔밥이라. 가끔 원장님과 사모님도 시켜 드셨어요. 배달을 가면 기특해하시던 표정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렇게 4개월 정도 해서 돈을 모았습니다. 그리고 원장님을 찾아갔어요. 

     

    “외상 한 거 드릴게요.”

     

    아니 됐다.”

    원장님이 대답하셨습니다.

     

    캐드도 배우고 싶다며. 나중에 캐드 배울 때 쓰고, 외상은 안 받을게.”

     

    가끔 힘들 때 이때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어떻게 저렇게 했지?’라고 떠올려봅니다. 지금 하라면 힘들 것 같은데 말이죠. 당시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간절함이었습니다. 열정도 있었고요. 또한 그걸 인정해주는 사람도 있었고요. 

     

     

     

    잠든 거인을 깨을 때 우리는 가지고 있는 이상의 능력을 발휘 할 수 있습니다. 

     

     

     

    간절함과 그에 따른 계획과 노력. 여러분은 이런 경험 있으신가요? 나이가 들면서 우리는 체면을 생각하고 자존심을 따지게 됩니다. 주위의 시선도 부담스럽고요. 그렇게 30대를 보낸 것 같습니다. 가난한 어린 시절을 경멸했습니다. 특히 당시 사고싶은 거 못 사고, 먹고 싶은 거 못 먹은 것을 말이죠. 그렇게 30대를 소비와 욕망을 채우며 살았습니다. 자영업 하면서 꽤 많게벌 던 돈을, 저축과 리스크 대비에 쓰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지금 40대에 다시 경제적으로 힘들어졌죠.

     

    다시 19살 때처럼 내 안의 잠든 거인을 깨우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여러분은 거인을 깨워보신 경험이 있으신가요? 우리 모두는 가슴속 어딘가에 각자의 거인을 가지고 있습니다. 누구는 잠든 거인을 깨워 새로운 도전을 하지만, 그렇지그렇지 않은 사람은 거인을 잠만 재웁니다. 깨워보세요. 여러분의 거인을. 

    댓글

Designed by Tistory.